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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산책중인데,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by 착한 공주 2025. 6. 1.

오늘도 나는 익숙한 길을 걷고 있다.
동네 공원, 편의점 옆 골목, 아파트 단지 사이 작은 산책로.
이 길을 걸은 지 벌써 수백 번은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새로운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도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걸 좋아한다.
바쁜 걸음, 무표정한 얼굴, 아이와 함께 웃는 부모, 이어폰을 낀 채 생각에 잠긴 대학생까지.

산책을 하다 보면,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인데도 그날의 감정이 전해지는 얼굴들이 있다.
그 얼굴들을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속도가 느려진다. 숨도 조금 더 깊어진다.

무표정 속에도 감정이 있다

지금 내 앞에 어떤 남자가 걸어간다.
겉으론 아무 감정도 없어 보이지만, 그의 어깨는 살짝 무너져 있다.
가끔은 표정보다 자세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또 한쪽 벤치에선 어떤 아주머니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신다.
속삭이듯 조용한 목소리지만, 얼굴은 잔잔한 미소로 가득하다.
그 작은 주름마저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람은 얼굴에 하루를 담고 다닌다

나는 요즘, 얼굴은 거울 같다고 느낀다.
눈을 뜨자마자 거울을 보는 게 아니라, 거리에서 만나는 얼굴들이 오히려 내 마음을 비춘다.

내가 지쳐 있는 날에는 유난히 무거운 얼굴들만 눈에 들어오고, 기분이 좋은 날엔 사람들 모두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세상은 늘 그대로인데, 내가 달라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 아이가 내 옆을 지나간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
그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나도 잠시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사람을 본다는 건, 마음을 보는 일이다

AI가 얼굴을 인식하는 시대.
웃는지, 찡그렸는지 분석할 수는 있어도, ‘왜’ 웃는지는 모른다.
그건 여전히 사람만이 읽어낼 수 있는 온도다.

나는 아직도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며 걷는 게 좋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오늘도 느리게 걸으며 ‘사람’을 바라본다.

 

내 얼굴은 지금 어떤가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 내 얼굴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무표정한 척하지만, 혹시 지친 하루가 묻어나 있진 않을까.

사람들의 얼굴을 읽다 보면, 결국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지나가는 얼굴 하나하나가 나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다.

그렇게 오늘도 산책은 끝나간다.
하지만 내 마음은 어쩐지 조금 더 가벼워졌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나를 위로받은 걸까.

지금 당신은 어떤 얼굴로 걷고 있나요?
그 얼굴에는 오늘 하루가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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