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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인생 수업

복수는 정말 달콤했을까 - <더 글로리 > 리뷰

by 착한 공주 2025.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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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와 치유의 여정

처음 이 드라마를 접했을 때, 단순한 복수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것은 훨씬 깊었습니다.

괴로움, 트라우마, 정의라는 무거운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었죠.

특히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과정 속에서, 단순히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학교 폭력의 현실적인 묘사

"The Glory"의 가장 충격적인 부분 중 하나는 학교 폭력을 잔혹할 정도로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학생 시절,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왕따나 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무력감이 이 드라마 속 장면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육체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와 시선, 무시와 배제 같은 심리적 폭력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가해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회 속으로 스며들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피해자는 아직도 고통 속에 있는데, 가해자는 자유롭게 웃고 있다"는 현실이 얼마나 부조리했는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 부조리를 직시하게 하고, 시청자가 문제의식을 갖도록 만듭니다.

천천히 타오르는 복수의 힘

많은 복수극은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지만, "더 글로리"는 달랐습니다.

주인공 문동은의 복수는 치밀했고, 감정의 축적이 느리지만 강렬했습니다.

그녀는 직접적인 폭력 대신, 가해자들의 삶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깊이 있는 사유와 계획이 복수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졌습니다.

분노에 휩싸여 무모한 행동을 했을 수도 있고, 혹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문동은의 방식은 냉철함과 인내가 결합된,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사회적 메시지와 공감

"더 글로리"는 단순히 한 사람의 복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학교 폭력, 사회적 불평등, 권력과 돈에 의한 불공정… 이 모든 것이 얽혀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그리고 사후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작품 속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 중 하나는 "복수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과거를 위해 하는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문장은 시청자인 저에게도 강한 울림을 주었죠.

우리가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치유하려 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송혜교 배우의 연기도  놀라웠습니다.

차가운 표정과 절제된 감정 속에서도, 속 깊은 고통과 분노가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가해자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설득력이 있었죠.

또한 카메라 앵글, 조명, 음악 등 연출 요소가 주인공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마무리

이 드라마를 보며 저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의는 법정에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개인의 용기와 행동으로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복수란 상대를 파괴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글로리"는 감정의 깊이, 사회적 메시지,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모두 갖춘 작품입니다.

단순히 재미를 주는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게 하고, 동시에 치유와 용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줍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단순한 시청 경험을 넘어, 한동안 잊고 있었던 ‘정의’와 ‘용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혹시 아직 보지 않았다면,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깊이를 가진 이 드라마를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미 봤더라도, 다시 보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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